티스토리 뷰

 

 

 

타임슬립 소재 드라마가 요즘 워낙 많아서 또 비슷한 거겠지 싶었는데 우연히 1화에서 임윤아가 마카롱을 꺼내 드는 장면을 보는 순간 재미있을것 같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요리를 정치의 언어로 쓴다는 발상이 생각보다 훨씬 깊이 들어오는 드라마였습니다.



시청률이 말해주는 것들

〈폭군의 셰프〉는 2025년 8월 23일 첫 방영 이후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습니다. 1회 전국 평균 4.9%로 시작해 최종회에서 17.1%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는데, 닐슨코리아 기준으로 같은 해 방영된 지상파·케이블·종편의 모든 미니시리즈 드라마 통틀어 시청률 1위였습니다. 12부작이라는 짧은 분량으로 이 수치를 찍었다는 것은 분명 드라마의 구성이 탄탄했다는 얘기이기도 할것입니다. 

4회에서 이미 11.1%를 돌파하면서 2025년 tvN 드라마 중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넘겼고, 〈정년이〉 이후 약 9개월 만에 세운 기록이었습니다. 빈센조를 뛰어넘은 8회 15.4%, 최종회 17.1%로 tvN 토일 드라마 역대 5위에 오른 성적은 숫자만 봐도 이 드라마가 얼마나 빠르게 타오른 드라마인지 실감이 납니다.

넷플릭스 성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플릭스패트롤 집계 기준 2회 공개 직후 42개 지역에서 글로벌 TOP 10 1위를 차지했고, 넷플릭스 비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최초로 FlixPatrol 글로벌 1위에 오른 기록을 세웠습니다. 누적 시청 시간은 5억 1,190만 시간을 넘겼고, 넷플릭스 측 공식 발표에서 2025년 하반기 전체 시리즈 콘텐츠 중 시청 시간 기준 글로벌 3위로 집계됐습니다.

이 정도면 그냥 한국에서 잘 된 드라마가 아니라,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도 통한 드라마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임윤아보다 화면 속 음식에 먼저 손이 가던 순간이 여러 번 있었는데, 뉴욕타임스가 "핵심은 음식이라는 언어로 사랑을 전하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표현했을 때 그 말이 딱 맞다 싶었습니다.

  • 최종회 전국 평균 시청률 17.1% — 역대 tvN 토일 드라마 5위, 역대 케이블 드라마 8위
  • 넷플릭스 비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최초 FlixPatrol 글로벌 1위 달성
  • 12부작 기준 역대 케이블 드라마 최고 시청률 신기록
  •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 TV-OTT 드라마 화제성 5주 연속 1위
  • 한국갤럽 9월·10월 2개월 연속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1위
요약: 12부작이라는 짧은 편수에도 지상파·케이블 통틀어 2025년 미니시리즈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국내외 모든 지표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남긴 드라마입니다.

 

요리정치라는 틀, 그리고 결말논란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읽힌 단어가 바로 '요리정치'였습니다. 요리(料理)는 한자 그대로 '헤아리고 다스린다'는 뜻을 갖고 있는데, 여기서 料는 '헤아릴 료', 理는 '다스릴 리'입니다. 재료를 잘 다루는 행위에서 출발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가장 강력한 정치 수단이 된다는 해석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뼈대였습니다.

제가 직접 느꼈던 건 이 틀이 꽤 설득력 있게 작동했다는 점입니다. 가마솥 마카롱 장면에서 연희군이 처음으로 음식 앞에 무너지는 표정을 볼 때, 그게 단순한 코미디 장면이 아니라 '먹는다는 행위가 사람을 얼마나 솔직하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처럼 느껴졌거든요. 저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닌지, 포브스는 "이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은 정교하게 차려진 음식"이라고 했고, 타임지는 "현명한 선택"이라 평했습니다.

다만 결말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나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엔 연희군이 현대에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어? 이게 끝이야?'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연희군이 어떻게 현대에 왔는지, 어떻게 연지영을 찾았는지 드라마는 철저하게 설명을 거부했습니다. 연지영의 내레이션이 "그가 어떻게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못 박아버리는 방식은, 어쭙잖은 설명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의견과 지나치게 무성의하다는 의견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에 더 공감합니다. 망운록(望雲錄)이라는 장치를 극 내내 타임슬립의 핵심 매개로 사용했는데, 찢겨진 한 장의 망운록이 빛에 휩싸이는 장면 하나만 넣었어도 흐름이 자연스러웠을 것 같아서요. 제작진이 16부작 대신 12부작을 택하면서 마지막 화에 너무 많은 내용을 욱여넣은 게 분량 조절 실패로 이어진 것이라는 평이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가상역사물(假想歷史物)이라는 장르적 선택도 짚고 넘어갈 부분입니다. 가상역사물이란 실존 역사를 기반으로 하되 인물과 사건을 허구로 치환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장르인데, 연산군을 모티브로 한 '연희군'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역사 왜곡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는 영리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조선구마사〉 이후 실존 인물 기반 사극에 민감해진 제작 환경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타임지가 "역사적 배경을 판타지 무대로 활용해 도피적이고 오락적인 사랑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고, 이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임윤아와 이채민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이채민은 사실 처음에 인지도가 많지 않은 배우라서 걱정하는 분들도 계셨는데, 막상 드라마를 보니 오히려 그 듬직하고 묵직한 이미지가 연희군 역에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저도 처음엔 '왕 역할이 어울릴까' 싶었는데, 보면 볼수록 적임자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임윤아는 같은 여자로서 보면서 부러운 장면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요. 소녀시대 활동으로 익히 알려진 분이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셰프로서의 설득력이 상당했습니다.

요약: 요리정치라는 독창적인 서사 틀은 충분히 통했지만, 12부작의 한계로 인한 결말 설명 부족은 드라마의 유일한 옥에 티로 남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폭군의 셰프 원작이 웹툰인가요, 웹소설인가요?

A. 웹소설이 원작입니다.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를 원작으로 하며, 드라마화 과정에서 실존 인물인 연산군 대신 가상 인물 '연희군'으로 이름이 바뀌고 대체역사물에서 가상역사물로 장르가 변경됐습니다. 웹툰으로 착각하는 분들도 계신데, 원작 매체는 웹소설입니다.

 

Q. 최종회 결말에서 연희군은 어떻게 현대로 온 건가요?

A. 드라마가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시청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나뉩니다. 찢겨진 망운록 한 장이 매개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고, 임윤아 본인도 팬 소통 채널에서 그 방향으로 언급했습니다. 다만 드라마 본편 안에서는 "그게 어떻게 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연지영의 내레이션으로 설명 없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납득이 안 된다는 반응과 열린 결말로 받아들이는 반응이 공존합니다.

 

Q.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나요?

A. 네, 넷플릭스에서 동시 공개됐습니다. tvN에서 본방 이후 넷플릭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종영 후에도 전편이 스트리밍 중입니다. 티빙에서도 VOD로 제공됩니다.

 

Q. 드라마 속 요리들이 실제로 만들 수 있는 건가요?

A. 대부분 실제로 구현 가능한 방식으로 제작됐습니다. 드라마 속 음식 총괄은 5성급 호텔 출신 신종철 셰프와 전통음식연구소 이정민 대표가 맡았고, 퓨전 요리 파트는 오세득, 최강록 셰프가 어드바이저로 참여했습니다. 화제가 된 가마솥 마카롱도 실제 제작 가능한 방법으로 고안됐으며, 종영 후 밀키트 6종이 출시됐습니다.

 

Q. 이채민이 원래 캐스팅이 아니었다는 게 사실인가요?

A. 사실입니다. 원래 박성훈이 연희군 역으로 캐스팅됐으나 2024년 12월 SNS 논란으로 하차했고, 이채민이 드라마 전체 촬영 돌입 열흘 전에 긴급 합류했습니다. 짧은 준비 기간이었음에도 이채민의 연기가 호평을 받으며 2026년 백상예술대상 방송 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했습니다.

 

결론

〈폭군의 셰프〉는 타임슬립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요리정치'라는 독창적인 언어로 재포장한 드라마였습니다. 결말의 설명 부족이라는 아쉬움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12부작이라는 짧은 편수 안에서 17.1%의 최종 시청률과 넷플릭스 글로벌 1위라는 성적을 동시에 달성한 드라마는 국내에서 전례가 없습니다. 제가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본 입장에서, 요리라는 소재가 이렇게까지 정서적으로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참 그리고 명나라 사신단으로 나오는 숙수들중 조재윤의 연기또한 눈여겨볼 만합니다.중국어로 모든 대화를 소화해 내는 프로패셔널함과 최고의 자리에 있지만  패배를 인정하고 숙일줄 아는 겸손함까지 마냥 볼거리만 가득한것이 아니라 배울점도 있는 드라마입니다.

결말에 아쉬움이 있는 분들이라면 원작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를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드라마와 원작의 차이를 비교하는 재미가 꽤 쏠쏠할 수 있거든요. 저도 기회가 되면 읽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