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때로는 역사 사실을 바탕으로한 진지한 사극 드라마보다 그냥 편하게 낄낄대며 볼수있는 이런 퓨전사극드라마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철인황후는 청와대 요리사가 그것도 남자요리사가 사고로 인해  조선시대 중전의 몸에 영혼이 들어가는 설정의 드라마로 

신혜선의 연기변신을 인정받은 드라마입니다. 



빙의사극이라는 장르, 말이 되는 소재였나

철인왕후는 2020년 12월 12일부터 2021년 2월 14일까지 tvN 토일 드라마로 방영됐습니다. 총 20부작, 평균 시청률 12.58%를 기록한 작품입니다. 수치만 보면 무난해 보이지만, 첫 방송 8%로 시작해 최종화 17.37%로 마무리됐다는 사실은 꽤 인상적입니다. 같은 시기 tvN 드라마 중 첫 방송 시청률 2위에 해당할 만큼 초반부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드라마의 핵심 장치는 '빙의(憑依)'입니다.  빙의란 다른 존재의 영혼이 본인의 육체에 깃드는 현상을 뜻하는데, 드라마에서는 청와대 셰프 장봉환의 영혼이 조선 철종의 왕비 김소용의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립니다. 퓨전사극(fusion 史劇), 즉 역사적 배경은 빌려오되 현대적 감성과 허구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얹는 장르의 특성상 이 설정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다만 방영 전부터 원작 소설의 혐한 논란, 역사 왜곡 논란 등이 겹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건 사실입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시청자 반응이 갈렸다고 봅니다. 퓨전사극은 이 세계관 안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사건이 흘러가는가 를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실제 역사 재현과는 다른 잣대인데, 이를 혼동한 비판이 적지 않았습니다. 저도 처음엔 "조선 왕실을 이렇게 써도 되나" 싶었는데, 몇 회 보다 보니 오히려 그 자유로움이 이 드라마의 강점이라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드라마 측도 이 부분을 의식했는지, 극 중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가문, 왕조, 사건 등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자막을 삽입했습니다. 실존 인물인 철종과 철인왕후 김씨를 모티브로 했지만, 풍양 조씨 문중의 항의 이후 가공의 인물로 변경한 배경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이 작품은 처음부터 역사극이 아닌 역사 모티프 코미디로 출발한 셈입니다.

  • 방영 기간: 2020년 12월 12일 ~ 2021년 2월 14일 (tvN 토일 드라마)
  • 총 20부작 / 평균 시청률 12.58% / 최종화 17.37% (닐슨 전국 기준)
  • 첫 방송 시청률: tvN 드라마 역대 3위, 토일 드라마 기준 2위
  • OST 총 9파트 + 종영 후 추가 발매 1곡 포함, 노라조·시우민(EXO)·소유 등 참여
  • 글로벌 흥행 이후 일본 WOWOW 위성방송·테레비 도쿄 지상파 방영, DVD 판매 1위 기록
요약: 철인왕후는 역사 재현이 아닌 역사 모티프 퓨전사극으로, 핍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상승 곡선을 꾸준히 유지하며 tvN 대표작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연기력이 논란을 덮은 드라마

제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놀랐던 건 신혜선의 연기였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신혜선 하면 언제나 사연 많고 눈물 많은 캐릭터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이전 작품들에서 그런 역할을 주로 맡아왔으니까요. 그런데 이 작품에서 신혜선은 보이시한 낮은 음색으로 "이 궁궐의 미친 X은 나야"를 외치면서, 중전 김소용·빙의된 장봉환·어설프게 사극 톤을 흉내 내는 현대인까지 세 가지 결을 한 몸으로 오갔습니다. 캐릭터 레이어링(character layering), 즉 하나의 배우가 동일 인물 안에서 복수의 성격층을 동시에 표현하는 기술인데, 이걸 코미디 장르에서 이 수준으로 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철종 역의 김정현은 저도 질투의화신에서 본 기억이 있었지만, 솔직히 그때는 크게 각인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 낮엔 순박한 왕, 밤엔 야망을 숨긴 두 얼굴의 군주를 연기하면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습니다. 특히 "노타치!"를 외치며 중전과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들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남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의 숨은 보물이라고 생각하는 배우가 있습니다. 최상궁 역의 차청화입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처럼 속으로만 삭히며 할 말을 못 하는 최상궁 캐릭터가, 극 전체의 코미디 밀도를 한 스푼 더 끌어올렸습니다. 조연이 이렇게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드라마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드라마 산업 분석).

한편 이재원 배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바보 같은 역할도, 품위 있는 역할도 유연하게 소화하는 배우인데, 스타급 인지도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꽤 아쉽습니다. 또한 최상궁역에 차정화도 이드라마에서 발굴한 보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배우들이 작품 안에서 각자의 자리를 지키면서 앙상블 연기(ensemble acting), 즉 주조연 구분 없이 전체 배우진이 고르게 케미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완성했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논란 속에서도 흥행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사전제작 드라마라는 점도 작품 완성도에 기여했습니다. 사전제작이란 방영 전 전체 분량의 50% 이상을 미리 촬영해 두는 방식인데, 쪽대본 없이 이야기의 전후 복선을 탄탄하게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철인왕후는 소품 하나, 사건 하나에도 복선이 살아 있었고, 20명이 넘는 주·조연 배우가 각자 최소 한 장면 이상 큰 웃음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요약: 신혜선의 다층적 캐릭터 연기, 김정현·차청화 등 주조연의 앙상블, 사전제작의 안정된 이야기 구조가 맞물려 논란을 흥행으로 뒤집은 작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철인왕후는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인가요?

A. 배경만 조선 철종 시대를 빌렸을 뿐, 실제 역사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제작진도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사건은 허구"라는 자막을 명시했고, 실존 인물 논란 이후 주요 인물명도 가공 인물로 변경됐습니다. 역사 재현을 기대하고 보면 실망할 수 있지만, 퓨전사극 코미디로 접근하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Q. 시청률이 계속 오른 이유가 뭔가요?

A. 초반 논란에도 첫 방송 8%로 출발해 최종화 17.37%까지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탄탄한 복선 설계와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가 입소문을 탄 덕분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회차가 쌓일수록 캐릭터에 정이 들어 자연스럽게 계속 보게 됐습니다.

 

Q. 신혜선이 이 작품에서 특히 주목받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신혜선의 첫 사극 출연작이었고, 이전까지 주로 맡아온 처연하고 사연 많은 캐릭터와 완전히 다른 발랄하고 코믹한 역할이었습니다. 한 몸 안에서 중전·빙의된 현대 남자·어설픈 사극 톤 등 세 가지 결을 동시에 소화한 연기가 호평을 받았고, 이 작품으로 코미디 장르에서도 연기 폭이 넓다는 걸 증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Q. 철인왕후 OST는 어디서 들을 수 있나요?

A. 총 9파트 OST가 정식 발매됐으며, 노라조의 '봉환아'부터 시우민(EXO)의 '나의 유일한 너에게', 소유·박우진의 'PUZZLE'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종영 이후에도 글로벌 흥행에 맞춰 추가 OST가 발매된 이례적인 사례이기도 합니다. 주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검색하면 전곡 감상이 가능합니다.

 

결론

정리하면, 철인왕후는 빙의라는 황당한 소재를 퓨전사극 코미디라는 장르 안에서 잘 버무린 작품입니다. 역사 왜곡 논란이든 혐한·혐중 논란이든, 외풍이 적지 않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그 모든 것을 덮어버렸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드라마의 진짜 힘은 신혜선 한 명의 폭발적인 연기에서 시작해서, 조연 한 명 한 명이 자기 자리를 지킨 앙상블에서 완성됐습니다.

왕실의 화려한 사극 의상과 조선시대 음식 문화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면서 글로벌 시청자에게도 어필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일본에서 위성방송과 지상파를 거쳐 DVD 판매 1위를 기록한 것이 그 방증입니다. 이 드라마가 궁금했다면, 1화보다 3~4화부터 본격적으로 몰입이 시작되니 거기까지는 한번 버텨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