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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첫 방영 이틀 만에 시청률 9%를 넘겼습니다. 판사 몸에 악마가 빙의한다는 설정에 반신반의했는데, 막상 보니 다음화가 기다려질만큼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 법정과 지옥의 심판이 겹치는 구도가 이렇게까지 통쾌할 줄은 몰랐습니다.
사이다 드라마가 터진 이유 — 법과 지옥의 이중 심판
제가 이 드라마를 챙겨보기 시작한 건 6회였습니다. 그날 전국 시청률이 13.1%까지 치솟았는데, 그 이유를 직접 겪어보니 명확했습니다. 법정에서 교묘하게 죄인을 풀어준 뒤, 지옥의 법으로 직접 처단하는 장면은 현실에서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그대로 안겨줬습니다.
이 드라마의 장르는 다크 판타지, 법정, 오컬트, 피카레스크를 한데 섞은 복합 장르입니다.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는 주인공이 사회의 부조리를 헤쳐가는 서사 구조인 피카레스크 쉽게 말해, 악마가 주인공인데 그 악마가 오히려 정의를 실현하는 역설적인 구도입니다. 그 피카레스크가 이 드라마의 핵심 매력입니다.
제가 평소에 느끼는 현실 사법 시스템에 대한 답답함이 이 드라마를 보면서 조금은 풀렸습니다. 돈 있고 빽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빠져나가고, 힘없는 서민들만 억울하게 당하는 구조가 법 앞의 평등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살면서 여러 번 느꼈거든요. 그래서 강빛나가 법정에서 일부러 엉터리 선고를 내려 죄인을 풀어준 뒤 지옥식 '진짜 재판'으로 처단하는 방식이 그렇게 속이 시원했던 겁니다.
물론 현실에 그런 판결을 내리는 판사가 있었다면 다시 재판을 맡게 될지 의문이긴 합니다만 이건 드라마이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게헨나(Gehenna)'라는 개념도 흥미로웠습니다. 게헨나란 유대교 묵시문학에서 비롯된 최종 지옥의 개념으로, 단순한 지하세계가 아닌 최종 심판 이후 죄인이 향하는 공간을 뜻합니다. 드라마는 이 개념에 솔로몬의 72악마, 로마 신화의 유스티티아, 불교 시왕 사상까지 뒤섞어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했습니다. 처음엔 설정이 너무 복잡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특정 종교 세계관 하나에 종속되지 않으려는 제작진의 의도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짝수 회차 시청률이 홀수 회차보다 항상 높았던 것도 이 구조 때문입니다. 짝수 회차에 죄인의 심판 장면이 집중됐고, 그 회차가 끝날 때마다 시청자들이 다음 편을 기다리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시청률은 8회의 13.6%였습니다.
- 장르 구성: 다크 판타지 + 법정 + 오컬트 + 피카레스크 + 사회고발
- 세계관 기반: 유대교 게헨나 + 솔로몬 악마학 + 로마 신화 + 불교 시왕 사상의 혼합
- 시청률 구조: 짝수 회차(심판 회차)가 홀수 회차보다 일관되게 높음
- 최고 시청률: 8회 전국 13.6%, 수도권 13.7% (닐슨코리아 기준)
- 총 14부작, 2024년 9월 21일 ~ 11월 2일 SBS 금토 방영
박신혜와 김재영 — 그리고 시즌2를 기다리는 이유
제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예상 밖이었던 건 박신혜의 연기였습니다. 그동안 박신혜 하면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는데, 강빛나 역할을 맡아 화려한 의상에 차갑고 강렬한 눈빛을 쏘아붙이는 장면들이 찰떡처럼 맞았습니다. 이전 작품인 〈닥터슬럼프〉 이후 6개월 만에 복귀한 작품인데, 아이를 둔 엄마임에도 자기관리와 연기의 밀도는 오히려 전보다 높아진 느낌이었습니다.
의상에 대한 논란도 직접 겪어보니 이해가 됐습니다. 판사가 저렇게 튀는 옷을 입어도 되냐는 의견도 있었는데, 드라마 설정 안에서 "악마 유스티티아가 화려한 것을 극도로 좋아한다"는 캐릭터 설계가 명확하게 깔려 있었습니다. 여기서 유스티티아(Iustitia)란 로마 신화에서 정의와 법을 관장하는 여신을 가리킵니다. 악마가 정의의 여신 이름을 쓴다는 아이러니 자체가 이 드라마의 정서를 압축합니다.
김재영이 연기한 형사 한다온도 오래 기억에 남을 캐릭터입니다. 제 경험상 형사 캐릭터는 강하고 냉정한 쪽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한다온은 선하면서도 묵직한 인상이라 강빛나의 차가움과 대비가 잘 됐습니다. 김재영은 이 작품 이후 범죄도시5에서 마동석과 함께 촬영 중인데, 형사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이라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두 사람의 간질간질한 로맨스도 빠트릴 수 없습니다. 이 드라마는 '선악공존 사이다 액션 판타지'라는 기획의도처럼 심판 장면만 내세운 게 아니라, 두 주인공 사이의 감정선도 차분하게 쌓아올렸습니다. 그게 단순한 사이다물과 다른 지점이라고 봅니다.
시즌2 소식은 2026년 6월 확정됐습니다. 2027년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박신혜는 2026년 초 둘째 출산 후 복귀를 확정지었습니다. 김재영은 아직 합류가 미정이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제 개인적인 바람은 한다온 없는 시즌2는 뭔가 반쪽짜리가 될 것 같다는 겁니다. 두 사람의 심판과 로맨스를 동시에 보고 싶은 시청자가 저만은 아닐 겁니다.
참고로 이 드라마의 OST도 퀄리티가 높았습니다. 제시의 'Boomerang', 선미의 'Crossroad'가 각각 분위기를 잡아줬고, 마지막 스페셜 트랙 'Gehenna'는 드라마의 세계관을 음악으로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음악과 영상의 조화가 잘 맞았던 드라마라는 평가는 IMDb 평점 7.8점에서도 어느 정도 확인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옥에서 온 판사는 원작 웹툰이 있나요?
A. 원작 웹툰은 없습니다. 조이수 작가가 직접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입니다. 작가 본인이 인터넷 커뮤니티의 '악마도 울고 갈 판결' 관련 게시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으며, 2017년 SBS 문화재단 극본 공모 당선 이력도 있는 작가입니다.
Q. 15세 이상 시청가인데 수위가 높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A. 사실입니다. 특히 죄인을 심판하는 짝수 회차에는 유혈 장면과 흉기 사용 장면이 꽤 직접적으로 등장합니다. TV 방영분에서는 일부 장면이 모자이크 처리됐고, 2025년 4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해당 장면들을 법정 제재 검토 대상으로 올릴 만큼 수위 논란이 있었습니다. VOD 제공분은 일부 장면이 해금된 버전으로 제공됩니다.
Q. 지옥에서 온 판사 시즌2는 언제 나오나요?
A. 2026년 6월 1일 시즌2 제작이 공식 확정됐으며, 2027년 방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박신혜는 출연을 확정했고, 김재영은 아직 합류 여부가 미정입니다. 마지막 회차에서 배경이 2026년으로 넘어가는 떡밥을 남긴 터라 시즌2의 연속성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Q. 어디서 볼 수 있나요? OTT 서비스는 어떻게 되나요?
A. 국내에서는 Disney+에서 스트리밍이 가능합니다. 미국에서는 Hulu, 그 외 해외 지역에서는 Disney+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SBS Plus, ENA, 채널S, Dramax 등 추가 채널을 통해서도 재방영됐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지옥에서 온 판사〉는 단순한 사이다 드라마가 아니었습니다. 현실의 사법 불신을 판타지 문법으로 풀어낸 방식이 영리했고, 박신혜와 김재영이라는 두 배우가 그 설정을 단단하게 받쳐줬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이 드라마가 통쾌함을 주는 방식이 단순히 나쁜 놈을 때려잡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불완전한 법 앞에서 분노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렸기 때문에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됐습니다.
시즌2에서도 강빛나 캐릭터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그리고 한다온이 함께하는지의 여부가 드라마의 온도를 좌우할 것 같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이라면 Disney+에서 한 번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2회만 보면 멈추기 어렵습니다.
중년이 되어보니 법이란게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됩니다. 크고작은 억울한 일들을 누구나 겪을수 있지만 법이 명쾌하게 해결해주는경우는 보질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지옥에서 온 판사 2가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