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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자들이 연애를 하면 안 된다는 법이 있을까요? 2012년 김은숙 작가가 쓴 SBS 주말 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30대 초반이던 제가 40대 중년 남성들의 로맨스에 왜 심쿵했는지 지금 돌이켜봐도 납득이 갑니다. 장동건,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이 만들어내는 '미중년 4인방'의 유치하고 솔직한 일상이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소개해 드립니다.



중년 로맨스를 비판하는 시각

신사의 품격을 두고 "40대가 무슨 저런 연애냐"는 말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오해와 화해 , 밀당과 고백을 중심 축으로 삼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가 주는 과장된 감정선 때문에 더 그렇게 보였을 겁니다. 당시 주말 드라마 시장은 전형적인 신데렐라 서사, 즉 평범한 여주인공과 완벽한 재벌 남주인공의 조합이 즐비했는데, 신사의 품격은 그 공식을 꽤 다르게 비틀었습니다.

제가 직접 봤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주연 4인방의 자연스러운 호흡과 유대감인 케미스트리였습니다.  장동건의 시크하고 다소 딱딱한 연기를 김하늘의 톡톡 튀는 에너지가 채워줌으로 오랜공백끝에 드라마로 돌아온 장동건의 어색한 연기를 회가 거듭할수록 안정감 있게 보여주게 되었으며 윤세아의 밝은 그래서 넘치는 에너지를 김수로가 눌러주는등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며 드라마를 끌어갑니다.

한편에서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나이에 걸맞지 않다는 혹평도 있었습니다. 저도 그 지적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그 나이쯤 되어보니, 오랜 친구들 앞에서는 진짜로 고등학생으로 돌아가게 되더라고요. 아무것도 꾸미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민낯을 알고도 옆에 있어 주는 사람들 앞에서는 누구든 좀 유치해집니다. 그 유치함이 저는 드라마에서 제일 사람 냄새 났습니다.

주목할 만한 지점은 김우빈이 이 드라마를 통해 처음 주목받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는 박주미를 닮고 싶다는 생각에 분량이 짧아 너무 아쉬웠습니다. 또 원래 김하늘 자리가 다른 배우였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저는 김하늘이 아니었다면 이 커플의 설렘이 반으로 줄었을 거라 봅니다. 그만큼 캐스팅이 드라마의 인상을 좌우합니다.

  • 방영 기간: 2012년 5월 26일 ~ 2012년 8월 12일, SBS 주말 드라마 (총 20부작)
  • 동시간대 닥터 진과 경쟁하며 중반 이후 시청률 격차를 꾸준히 벌렸습니다
  • 2012 SBS 연기대상에서 장동건·김하늘 모두 주말연속극 최우수 연기상 수상
  • 2024년 중국에서 청화저양적아연애파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되어 방영됐습니다
요약: 중년 로맨스라서 비현실적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제 경험상 오랜 친구들 앞에서 나이를 잊게 되는 그 감각이야말로 이 드라마가 가장 솔직하게 담아낸 지점이었습니다.

 

김은숙 작가의 문법, 신사의 품격에서는 어떻게 작동했나

김은숙 작가 특유의 작법을 두고 의견이 항상 갈립니다. 길게 늘어지는 대사, 말꼬리를 잡아서 농담으로 치고 빠지는 리듬, 다소 작위적인 감정 고조. 이걸 두고 "과하다"고 보는 분들도 많고, 반대로 "그 과함이 오히려 판타지적 재미"라고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처음 몇 회를 어떤 마음으로 접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느 순간부터 그 리듬에 적응이 돼서 오히려 기다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사 구조 측면에서 보면, 신사의 품격은 프롤로그 형식을 활용한 점이 꽤 독특했습니다. 본편이 시작되기 전 오프닝 시퀀스로 삽입되는 짧은 에피소드를 말하는데, 매회 본편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4인방의 코믹한 일상을 먼저 보여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봐봤는데 처음엔 "이게 뭐지?" 싶다가, 나중에 그 에피소드가 본편의 복선으로 연결될 때 아 잘들었다는 생각이 절로 나더라구요.

한 가지 재미있었던 건 10화의 스타크래프트2 장면입니다. 게임 화면 속 대사와 배우들의 실제 대사가 정확히 맞아떨어졌는데, 뮤탈리스크 등장 예고 후 실제 화면에 뮤탈이 나오고 스캔 효과음까지 대사와 일치하는 걸 보고 제작진이 단순히 화면만 갖다 붙인 게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이런 디테일이 드라마의 신뢰감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봅니다.

물론 비판받는 지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시청률 조사 전문 기관인 닐슨코리아의 집계 기준으로 동시간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건 사실이지만, 극 중 일부 여성 캐릭터의 설정 방식이나 직업 포기 서사 등은 지금 시점에서 다시 보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꾸준히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기도 하고, 저도 그 의견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2012년이라는 시대적 맥락을 완전히 배제하고 현재 잣대만으로 재단하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고 봅니다. 드라마는 그 시대의 정서를 담는 그릇이기도 하니까요.

OST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김태우의 High High를 시작으로 양파, 이현, 장동건 본인까지 직접 참여한 OST는 드라마의 정서를 한층 풍부하게 만들었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류 콘텐츠 분석 보고서에서도 이 드라마의 OST가 해외 팬덤 형성에 기여한 사례로 언급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인도에서 방영 10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꾸준히 사랑받는 드라마로 거론된다는 점이 그 영향력을 보여줍니다.

요약: 김은숙 특유의 대사 리듬과 프롤로그 구조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제 경험상 흐름에 한 번 올라타면 그 리듬이 오히려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장치로 작동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사의 품격은 지금 봐도 재미있나요?

A. 저는 지금 다시 봐도 심쿵하는 장면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다만 일부 여성 캐릭터의 서사가 현재 감각으로는 불편하게 읽히는 부분도 있어서, 2012년 드라마라는 맥락을 가지고 보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입니다.

 

Q. 김우빈이 신사의 품격으로 데뷔했나요?

A. 데뷔작은 아니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본격적으로 주목받아 이후 주연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다시 봐도 잘생겼다는 건 개인적인 사심이지만, 그 존재감은 확실히 눈에 띄었습니다.

 

Q. 신사의 품격 리메이크 버전은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2024년 중국에서 청화저양적아연애파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됐고, 현재 아이치이와 텐센트 비디오에서 시청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서비스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최신 정보를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Q. 김하늘 자리가 원래 다른 배우였다는 게 사실인가요?

A. 원래 다른 배우가 거론됐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공식 확인된 내용은 아닙니다. 저는 결과적으로 김하늘의 캐스팅이 이 드라마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톡톡 튀는 그 에너지가 없었다면 장동건과의 케미스트리도 많이 달랐을 겁니다.

 

결론

철없던 시절 친구들과 "나중에 애들 다 키우고 나면 맛있는 거 먹고 여행 다니며 살자"고 했던 말이 현실에서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이제야 실감합니다. 그래서인지 신사의 품격 속 4인방의 우정과 연애가 지금 보면 더 부럽기도 하고,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드라마니까 가능한 판타지라는 걸 알면서도, 그 판타지를 즐기는 것 자체를 굳이 비판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면, 신사의 품격은 완벽한 드라마는 아닙니다. 하지만 중년의 로맨스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로서, 그리고 미중년 4인방의 유치하고 따뜻한 우정을 담은 드라마로서 지금도 충분히 볼 만한 작품입니다. 특히 오랜 친구들과의 관계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분이라면 한 번쯤 다시 꺼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다시봐도 설레는 중년로멘스 그리고 그 중년들이 꽃미남이라서 더 설레였던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