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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과 의사를 소재로한 드라마는 항상 긴박하게 환자를 수술하고 뛰어다니며 정신없는 그런 모습을 그려왔다면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달랐습니다.   긴박하게 환자를 살려내는 영웅 서사도 권력앞에서 라인을 타려 눈치보는 장면도 없이 그냥 병원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고 의사도 사람이라는 그런 평범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2020년 3월부터 2021년 9월까지 tvN에서 방영된 의학 드라마로,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손을 잡은 작품입니다. 의사들의 화려한 활약보다는 그들의 평범한 하루를 따라가는 방식이 이 드라마의 핵심입니다.



팩트검증 — 병원 드라마라는 장르의 공식을 깼는가

일반적으로 메디컬 드라마라고 하면 응급 수술 장면, 날카로운 교수의 일갈, 밤새 달리는 레지던트의 사투 같은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실제로 제가 이전에 본 병원 배경 드라마들은 거의 그 공식을 따랐고, 솔직히 그게 좀 피곤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제 경험상 그 공식에서 완전히 벗어난 첫 번째 케이스였습니다.

이 드라마의 배경은 율제병원이라는 가상의 대학병원입니다. 여기서 대학병원이란 대학교가 운영하거나 의과대학과 연계된 병원으로, 교수급 의사들이 전공의(레지던트)와 인턴을 지도하며 진료하는 구조를 가집니다. 주인공 다섯 명은 모두 1999년 의과대학 동기로, 각자 흉부외과, 소아외과, 산부인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각 전문과(specialty)는 의사가 특정 분야를 깊이 수련한 뒤 취득하는 전문의 자격에 기반한 진료과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이 다섯 명은 각자 전공 분야의 최고 책임자 위치에 있는 셈입니다.

흥미로운 건 드라마가 이 무게감을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틈만 나면 모여서 밴드 연습을 하고, 회식 자리에서 유치한 농담을 주고받습니다. 제가 보면서 정말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각 과 교수들이 이렇게 매주 한자리에 모일 수 있을까?' 현실에서 전공의 수련 과정이나 교수 업무 강도를 조금이라도 아는 분이라면 분명 같은 의문이 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이 드라마를 계속 본 이유는 바로 그 비현실성을 드라마가 스스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현실적인 척하지 않습니다. 대신 '의사들도 사람이다'라는 명제 하나를 끝까지 밀고 나갑니다. 그 결과가 시즌1 평균 시청률 약 14%, 시즌2 약 13%라는 수치로 나타났습니다. 케이블 드라마 기준으로는 이례적인 성과였습니다

제가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아버지의 장기이식 수술을 앞두고, 조정석이 연기한 이익준이 외부 의료진에게 10분만 기다려달라고 요청합니다. 그 이유가 정말 가슴이 찡했습니다. 아이가 매년 크리스마스를 슬프게 보내면 안 된다고. 자정이 넘어 어린이날이 아닌 날에 아버지를 떠나보내게 해 달라는 거였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멈췄습니다. 이게 현실에서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아마 아닐 겁니다. 하지만 이 장면이 주는 울림은 완전히 현실적이었습니다.

 

요약: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메디컬 드라마의 영웅 서사 공식을 버리고 '의사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전제 하나로 시즌1 평균 14%라는 케이블 역대급 시청률을 만들어냈습니다.

 

캐스팅과 OST — 찰떡이란 말이 부족했던 두 가지

일반적으로 드라마 캐스팅은 배우의 인지도와 외모가 우선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경험상 그게 사실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서 처음으로 '이 사람이 진짜 이 과 의사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정석이 연기한 흉부외과 이익준은 냉철하고 논리적이면서도 어딘가 유머가 새어나오는 캐릭터인데, 조정석이라는 배우의 에너지가 그 감각을 정확히 채웁니다. 유연석의 소아외과 안정원은 아이들을 대하는 눈빛이 무척 따뜻한데, 제가 직접 봤을 때 연기가 아닌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전미도가 맡은 채송화는 응급의학과 소속입니다. 여기서 응급의학과란 생사를 가르는 급박한 초기 상황을 전담하는 과로, 순간 판단력과 강한 멘탈이 요구되는 전문 분야입니다. 전미도는 이 캐릭터를 강인하되 지치지 않는 사람으로 표현했고,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습니다. 캐스팅이 배우를 제대로 찾아간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OST 이야기를 빼면 이 드라마 리뷰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사운드트랙(OST, Original Sound Track)이란 드라마나 영화의 장면에 맞춰 제작된 삽입 음악 전반을 가리키는데,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OST는 배경음악 수준을 훨씬 넘어섰습니다. 조정석이 직접 부른 '알아요'는 드라마 밖에서도 독립적으로 소비될 만큼 완성도가 높았고, 이지은(아이유)의 '내 눈에 널 아는 사람'은 익준과 송화의 감정선을 소름 돋도록 정확하게 짚어냈습니다. 제가 이 곡들을 드라마와 별개로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놓을 정도였으니까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결성한 밴드 '메빅'의 연주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배우들이 실제로 악기를 다루는 모습이 설득력을 더했고, 밴드 연습을 중심으로 모이는 다섯 명의 모습이 99즈(1999년 동기들)라는 관계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치가 됐습니다. 촬영 장소로는 실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부속병원 건물 외관을 활용했는데, 1970년대 건물 특유의 분위기가 율제병원에 특이한 리얼리티를 입혔습니다.

배우들이 어쩌면 그 과에 그렇게 어울리는 사람들로 다 모인 건지, 보면 볼수록 제가 느낀 건 '이 드라마 캐스팅만으로 절반은 먹고 들어갔다'는 확신이었습니다. OST까지 합쳐지면, 나머지 절반도 그쪽에서 가져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요약: 각 진료과 전문의 캐릭터와 배우의 궁합, 그리고 드라마를 넘어선 OST의 완성도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단순 메디컬 드라마와 다른 위치에 올려놓은 실질적 이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과 시즌2 중 어느 쪽이 더 재밌나요?

A. 일반적으로 시즌1이 신선함 때문에 더 낫다는 의견이 많은데, 제 경험상 시즌2는 캐릭터들의 관계가 깊어진 상태에서 보는 재미가 있어 둘 중 하나를 고르기가 어렵습니다. 처음 보는 분이라면 시즌1부터 순서대로 보시는 게 맥락상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Q. 의학 지식이 없어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나요?

A.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 드라마는 전문적인 의학 지식보다 인간관계와 감정선이 서사의 중심이기 때문에, 수술 장면이 나와도 긴박함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의학 드라마를 어렵게 느끼셨던 분들도 무리 없이 볼 수 있습니다.

 

Q.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 중 가장 유명한 곡이 뭔가요?

A. 조정석이 직접 부른 '알아요'와 이지은의 '내 눈에 널 아는 사람'이 방영 당시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랐고, 드라마를 보지 않은 분들도 따로 찾아 들을 만큼 대중적으로 히트했습니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이 곡들을 다시 들으면 장면이 겹쳐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Q.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나요?

A. 방영 당시 넷플릭스를 통해 동시 공개가 이루어졌고, 해외에서도 상당한 반응을 얻었습니다. 현재 서비스 여부는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VOD 서비스도 병행된 작품이므로 다양한 경로로 시청이 가능합니다.

 

결론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서 제가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이건 좀 비현실적이지'와 '그래도 계속 보고 싶다' 두 가지였습니다. 각 과 교수들이 매주 한자리에 모여 밴드 연습을 한다는 설정은 현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성공 비결은 바로 그 비현실적인 온기에 있습니다. 차갑고 삭막한 병원이라는 공간을 사람 냄새나는 곳으로 바꿔놓는 것, 그게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이 시리즈를 통해 계속 해온 작업이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그 완성도가 가장 높은 케이스라고 봅니다.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시즌1 첫 회 한 편만 보시길 권합니다. 제 경험상 그 한 편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2회를 틀게 됩니다. OST 플레이리스트부터 먼저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입문 방법입니다. 이드라마가 종영될때까지만 해도 시즌2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인기에 힘입어 제작에 들어가 성공리에 종영했습니다 다음 편에서 시즌2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